미 무역대표부(USTR)는 2일(현지시간) 에어버스 보조금 분쟁에서 미국이 승소함에 따라 유럽연합(EU)에서 들여오는 치즈·올리브오일 같은 농산물과 일부 공산품에 25%, 항공기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날 WTO는 EU의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 지급 책임을 물어 미국이 EU 제품에 연간 75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승인했다.
중국 이어 무역전쟁 전선 확대
에어버스 보조금에 보복 조치
농산물 25% 항공기 10%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TO 결정에 대해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오랫동안 미국을 뜯어먹고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향후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에어버스는 별도 성명에서 에어버스가 미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면서 앨라배마주 모빌의 에어버스 공장을 비롯해 미국의 부품 공급망이 40개주에 걸쳐 27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EU는 미국이 관세를 물리면 EU 역시 보복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만약 미국이 WTO가 승인한 대응 조치를 이행하기로 결정한다면 EU도 똑같은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EU도 보잉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WTO에 제소한 상황이다. 이 제소에 대한 결과는 내년에 나올 예정이어서 앞으로 EU도 징벌적 관세를 물릴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서양을 사이에 둔 또 다른 무역전쟁 전선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무역전쟁을 피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유리한 입장에서 EU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 되기는 한다. 다음달 1일 출범하는 EU 새 집행부와 무역협상에서 관세를 지렛대 삼아 미국에 좀 더 유리한 협상을 이끌 수도 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