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당시‘펑’하는 굉음과 함께 버섯 모양의 거대한 화염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수십~수백m 높이까지 치솟았다. 화염은 사고 선박에서 250~300m가량 떨어져 있는 울산대교 주탑(203m)보다 높이 치솟기도 했다. 화염과 연기는 울산 시내 곳곳에서 관찰됐다.
28일 오전 10시 50분 방어동 염포부두 정박
2만5000여t급 액체화물선에서 폭발과 화재
시뻘건 화염과 시커먼 연기 수십~수백m 솟아
선원과 하역작업 근로자 등 12명 화상 등 부상
인근 울산대교 차량통행 통제와 선박 대피도
6시간 만에 큰 불 잡고 탱크 냉각 등 잔불정리
화재 당시 사고 선박에 승선해 있던 러시아 선원 10명과 필리핀 선원 15명 등 외국인 선원 25명은 모두 구조됐다. 이 선박은 일본 고베를 출발해 지난 25일 오후 11시 30분 염포부두에 입항했다. 불이 나기 전 바로 옆에 정박해 있던 6583t급 싱가포르 선적 석유제품운반선 ‘바우달리안’에 알코올 계통의 화학물질 1000t을 옮겨 실을 예정이었다. 해경과 소방본부는 바우달리안 승선원 21명도 모두 구조했다.
스톨트 그로언랜드의 선박대리점인 울산 H사 관계자는 “H사는 스톨트 그로언랜드가 입항하면 세관 업무와 출입국 신고 등 서비스를 해주는 업체”라며 “이날 스톨트 그로언랜드가 케미칼 탱크선인 바우달리안에 화학물질을 옮겨실을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폭발과 함께 불이 난 스톨트 그로언랜드에는 34종의 석유류와 화학물질 등 위험물 2만5000t가량이 적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불이 난 곳은 선수에서 선미까지 탱크 46개 가운데 석유류 2700t이 실린 9번째 탱크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선박 내부에서 거센 불길과 검은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면서 울산시소방재난본부는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본부와 해경은 추가 폭발이나 화재 확산에 대비해 주위 선박 등을 이동 조치했다. 다행히 불은 다른 선박에 옮겨붙지 않았으며, 이날 오후 4시 30분쯤 큰불이 잡혔다. 큰불을 잡은 소방본부는 선박에 물을 뿌리며 탱크 냉각 작업을 하고, 잔불을 정리했다.
해경은 하역작업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화재를 진압하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울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