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드골의 적자’를 자임한, 프랑스 우파 진영의 거두 시라크 전 대통령은 1995~2007년 12년 간 두 차례 프랑스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의 정체성을 구축한 인물이 유명을 달리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통합에 애쓴 그는 “우리는 유럽의 연합국가가 아닌 다양한 국가들의 연합된 유럽을 원한다”는 말을 남겼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땐 비판
프랑스의 엘리트 양성기관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고 하버드대를 거친 시라크 대통령은 1962년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의 참모로 정계에 입문한 뒤 세 차례 파리 시장(18년간), 두 차례 총리 등을 지냈다. 대통령으로서 면책 특권이 끝난 뒤인 2011년엔 파리시장 시절 공금 횡령으로 유죄선고를 받았다. 3년 전 부터 폐 질환 등 건강 악화로 대중 앞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프랑스 하원은 이날 개원 중 1분간 시라크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