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과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우선주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결합하며 한·미 동맹이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고 공동으로 지적했다.
윤 전 원장은 “한·미동맹이 약화하는 동안 북한은 핵무장을 증대시켰다”며 “지난 2년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했음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중 단 한 개도 제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핵탄두 12개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미 행정부, 의회에서도 북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으며, 미 본토가 위협받지 않는 선에서 북핵을 관리하려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열릴 북·미 실무협상도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소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덕우기념사업회 토론회서
한미동맹, 경제 침체 우려 등장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현 정부 들어 하락한 12가지 경제 지표를 짚었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당시 세계 경제성장률과 교역 등 대외여건이 박근혜 정부에 비해 양호했다”며 “그런데도 2년여 뒤 모든 경제 지표가 전 정부에 비해 뒷걸음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경기동행지수 13개월 연속 하락, 설비투자지수 연속 5분기 하락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여러 복지정책에도 불구, 민간소비가 둔화하고 특히 젊은 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경제 위기가 실체적임에도 외교안보 상황이 엄중해 뒤로 밀리는 경향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현 정부는 경제하락 상황을 건강 체질을 위한 몸살로 주장하지만 이는 심각한 병의 조짐이라고 본다”며 “외교안보나 북한 문제 역시 한번 실기하면 만회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결정권자의 균형적인 안목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짚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로 다시금 비핵화에 국제사회 이목이 쏠리고 있다”며 “완전한 북핵 폐기 협상이 아니라 불완전한 타협에 그치지 않도록, 한·미 공조를 더욱 조여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