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에게 추천
외모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다면
다양한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런 사람에겐 비추천
뻔하고 진부한 소재 싫어
엉망이 되는 미인대회 장면을 기대한다면
#뚱뚱한 게 뭐 어때서!
미인대회 우승자로 바쁜 엄마 로지 대신 윌로딘 곁에는 ‘어떤 몸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늘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루시(힐러리 베글리) 이모가 있다. 그리고 이모가 좋아하는 가수 돌리 파튼 덕분에 절친 엘렌(오데야 러쉬)까지 사귀게 된 윌로딘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이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후 윌로딘의 세계는 점점 흔들린다. ‘전형적인 아름다움’에 목메는 엄마와의 관계는 계속해서 엇나가고 그럴수록 이모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어느 날 루시 이모의 유품을 정리하던 윌로딘은 16살 이모가 차마 제출하지 못한 미인대회 참가서를 발견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전의를 불태운다. 날씬하고 예쁜 여성들만 참가하는 미인대회에 나가서 전형적인 아름다움에 맞서겠다고.
사실 윌로딘도 알고 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세상이 정한 미의 기준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그렇지만 한번 당당히 맞서보고 싶다. 뚱뚱하다고 매력이 없는 건 아니니까. 아름다움이라는 건 주관적이니까. 무엇보다 미인대회 규정에 체격이 크면 안 된다는 내용은 없다!
#공감성 수치 느끼지 않아도 돼
세상이 원하는 아름다움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여성과 그것에 저항하며 어떤 모습이든 나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진 여성들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것. 이 점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며 캐릭터의 감정을 편안하게 따라가며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이다.
이런 이야기가 가능했던 건 아마도 원작자인 줄리 모피, 극본가 크리스틴 한, 앤 플레쳐 감독까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을 무시할 순 없을 거다.
#모든 몸은 수영복 몸매다
<덤플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돌리 파튼이다. 첫 장면부터 ‘Here I Am’ ‘Two Doors Down’ ‘Here You Come Again’ 등 돌리 파튼의 명곡들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중요한 순간마다 그의 말이 인용돼 동기부여를 하게 만든다. 신나는 음악을 음미하다 보면 그동안 잘 몰랐던 올해 만 73세인 컨트리 가수에 흠뻑 빠지게 될 듯. 다만 노래 가사도 번역이 됐으면 조금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쉽다.
‘Every body is a swimsuit body’(모든 몸은 수영복 몸매다)
미인대회 수영복 심사를 위해 무대로 나온 윌로딘과 엘렌의 합작 퍼포먼스 문구다. 이 장면을 보는데 올여름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입어야지 벼르고 벼르다 결국 묵힌 비키니가 떠올랐다. 왜 그리도 옷에 몸을 맞추려고 스스로를 비하하고 혹사했을까. ‘모든 사람은 수영복을 입을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다’는 이 메시지가 더 많은 여성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모두가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글 by 쪙이(이지영 기자). ‘영화’로운 삶을 꿈꾸는 중. 잡식성 수다쟁이
제목 덤플링(Dumplin‘)
연출 앤 플레쳐
출연 다니엘 맥도날드, 제니퍼 애니스톤, 오데야 러쉬 등
등급 12세 관람가
평점 IMDb 6.6 로튼토마토 85% 에디터 꿀잼
와칭(watc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