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총서 “조국 비판 여론 귀 기울여야”…지도부는 함구령

중앙일보

입력 2019.09.25 00:07

수정 2019.09.2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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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앞줄 왼쪽부터 조정식 정책위의장. 이인영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국회에서 정책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국 ‘조국 사태’ 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향한 비판 여론에 당이 귀 기울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당 지도부는 의총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엄한 함구령을 내렸다. 의총은 2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의총이 끝난 뒤 정춘숙 민주당 대변인은 “14명의 의원이 자유발언을 했고, 9명이 조 장관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조 장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국민의 목소리도 우리가 잘 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금태섭 의원이 조 장관에게 비판적인 여론이 시중에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청문회에서도 조 장관에게 언행 불일치를 강조하며 쓴소리를 했다.

발언자 대부분 검찰 수사 성토
150분간 격론 끝 “수사 지켜보자”

의총에서 나온 다수의 발언은 23일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찰에 대한 성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당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부터 “현직 법무부 장관 집을, 그것도 11시간이나 걸쳐 압수수색하는 사태를 보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참 어이가 없다”며 “지금 온 세상이 검찰에 의해 모든 것이 다 말려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과도한 수사나 압수수색, 기소로 검찰이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강력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했다. 한 의원은 “검찰이 7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하는데 대단한 일이다”며 의총 내 검찰 성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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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당에서 내는 메시지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다. 당이 제대로 대응을 못 해 ‘조국 사태’가 수습이 안 되고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였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조국 사태’)의 출구전략이라고 할 만한 것은 얘기가 없었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조 장관 부인 정경심씨의 추가 기소 이후 대응책에 대해서도 “예단하기 어려우니 그 상황이 오면 다시 의논하자는 정도의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의 발언이 언론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함구령을 내렸다고 한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오늘 의총에서 함구령을 워낙 세게 내렸다. 평소보다 훨씬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성민·하준호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