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은 어떨까. 더 믿을 만하지 않을까. 그냥 AI가 아니다. 30년간의 비정형 데이터 1800만 개, 정형 데이터 43만 개를 가지고 딥러닝을 거쳐 시장 예측에 도전하는 AI. 이름은 ‘네오’다. 네오는 IBM의 ‘왓슨’이 적용됐지만 국적은 엄연한 한국, 소속사는 지난 3일 출범한 신한금융그룹 자회사 신한AI이다. 전통 금융회사가 왜 AI 자회사를 만들며 AI에 공을 들일까.
출범 한달 신한금융 자회사 신한AI
30년치 자료 딥러닝, 예측률 87%
세계 펀드 분석해 곧 고객에 제공
3~5년내 AI 무인 자산운용사 목표
- 예측률 87%의 의미는.
- “주식·채권·금, 세 자산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가격 구간이 얼마일지를 87% 확률로 맞췄다. 초기엔 데이터를 넣으면 말도 안 되는 결과가 무수히 많이 나왔다. 네오가 학습을 통해 예측률을 끌어올렸다.”
- 네오는 어떻게 예측하나.
- “예를 들어 금융통화위원회 성명이 나오면 과거 유사 국면을 찾아 주가지수 움직임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하나 있다. 총 6개의 각기 다른 알고리즘의 예측 결과를 합쳐서 향후 12개월 추이를 예측해낸다.”
- 실력이 어떤가. 잘 맞추나.
- “15개 시장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같은 주식은 잘 맞추는 데 채권은 잘 못 맞추더라. 채권금리는 정책 변수가 많아서 그런 듯하다. 두세달 전부터 모델 정교화 작업 중이다.”
신한AI는 네오가 글로벌 26만 개 펀드상품을 분석해서 짠 투자 포트폴리오를 내년 중 고객들에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뷰 중 배 대표가 “이건 외부에 보여준 적 없다”면서 네오가 고른 5개 주식형펀드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5월 30일 이후 성과표를 공개했다. 9월 16일까지 3개월 반 동안 수익률은 9.79%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GS글로벌코어에쿼티’의 수익률(5.22%)을 앞선다”며 뿌듯해했다. GS글로벌코어에쿼티는 규모가 55억 달러(약 6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표적인 AI펀드다. 네오의 가장 큰 라이벌이다.
신한AI의 3~5년 목표는 ‘AI 무인 자산운용사’다. 자격증을 갖춘 운용역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자산운용사 인가 규정을 바꾸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최종 목표는 “전 세계 선두권 AI 회사”다. 배 대표는 “연기금과 다른 자산운용사도 우리 모델을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원 수 16명 신생업체가 그리는 미래는 창대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