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 수색이 있던 23일, 검찰은 조 장관이 자택을 나선지 얼마 안 지난 오전 9시쯤 자택에 들어섰다. 검사 및 수사관 7명이 조 장관의 자택을 수색했다. 조 장관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출근했다.
법무부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난 조 장관은 지난 검찰조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금껏 가족 수사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지만, 서울대 인턴십 서류를 직접 만들었다는 보도는 악의적”이라며 “과장보도를 여러 차례 감수했지만 참기 힘들고 법적 조치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관련 언급은 없었다.
일과시간 동안 검찰은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 장관도 이를 알게됐다. 오후 6시 30분 조 장관은 퇴근길에 자택 압수 수색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히 느낀다”며 자택압수수색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조 장관이 퇴근한 오후 6시30분에도 검찰은 계속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전에 시작한 수색이 오후까지 이어진 이유에 대해 “오전 압수 수색 과정에서 새로 밝힐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이라며 "오후 수색 내용이 오전과 다르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압수수색이 끝난 오후 8시까지 조 장관은 자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 장관의 퇴근 소식을 접한 오후 6시 30분. 내비게이션 상으로 20분이면 오는 거리였는데,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조 장관은 안 보였다. 당시 퇴근길은 안 막혔다. 통행흐름도 원활했다. 조 장관이 퇴근 후 자택이 아닌 제 3의 장소로 향했다. 검찰과 마주치지 않으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9시 20분. 일부 취재진은 현장에 남아 조장관의 퇴근을 기다렸다. 방배경찰서는 경찰병력 2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유튜버 및 일부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고 취재진에 철수를 요청했다. 일부만 남고 대부분은 철수했다. 경찰은 이후에도 약 40분 간 자택 주변을 지켰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