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철 서울대병원 교수(예방의학교실)는 80년대부터 대기오염을 연구해 온 미세먼지 분야 권위자다. 지난해 홍 교수 연구팀은 한국에서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이 1만1924명(2015년 기준)이라는 연구 결과를 밝혀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미세먼지의 시대’ 한국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홍 교수를 만나 미세먼지와 건강에 대한 궁금증들을 자세히 풀어봤다.
급성은 염증, 만성은 심혈관질환
- 미세먼지가 안 좋은 날 목도 붓고 눈도 아프다. 이게 미세먼지 때문이 맞나.
- 만성 반응도 있나.
미세먼지 중에서도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한 개 굵기의 20분의 1에서 30분의 1이다. 너무 작아서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 미세먼지가 혈액 속에서 돌아다니면서 염증 반응을 높이고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고 혈관세포 기능을 떨어뜨린다.
미세먼지, 피 속에 녹아 염증일으켜
- 미세먼지는 정말 한 번 몸 안에 들아가면 안 나오나.
미세먼지가 혈관을 돌아다니는 게 아니다. 피 속에 녹는 거다. 차라리 먼지 상태로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분해가 돼서 중금속, 화학물질로 피에 녹아버리는 거다. 당연히 배출도 형태가 있는 먼지로 나오는 게 아니라 오랜 세월 천천히 희석돼 나갈 수밖에 없다.”
- 결국 피가 오염된다는 말인데.
물 많이 마시고 비타민 등 항산화제 섭취
- 해결책이 뭔가.
‘숨 쉬듯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지금까지 좋은 공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 숨 쉬는 것도 긴장하고 조심해야 하는 세상을 보내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귀찮더라도 일상 속에서 적절한 수칙과 요령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 미세먼지가 심할 때 코보다 입으로 숨 쉬라고 하던데.
초미세 50 넘으면 마스크 확실히 효과적
- 마스크(KF인증)는 어떤가. 꼭 써야 하나.
마스크 실험을 해봤는데 결론은 미세먼지 수치가 높을 때는 쓰는 게 훨씬 낫다. 다만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초미세먼지(PM2.5) 50까지는 안 써도 문제없다. 하지만 영유아·어린이·임산부·어르신과 천식·아토피·알레르기·호흡기질환·심혈관질환 등을 가진 민감군의 경우엔 PM2.5 35를 넘어서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미세먼지를 막으려면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정을 거친 ‘KF(Korea Filter)’ 인증 마스크를 써야 한다. KF80, KF94, KF99 등의 제품이 있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차단 효과가 높다. 예를 들어 KF80은 미세먼지 입자를 80% 이상 막는다는 뜻이다.
KF80이면 충분, 수치 높다고 산소 부족 아냐
- 마스크는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건가.
- 마스크 수치가 너무 높으면 산소 부족이 올 수 있다고 하던데.
그것도 잘못된 정보다. 사실 반대다. KF94나 KF99처럼 차단 효과가 높은 마스크를 쓰게 되면 그만큼 호흡 저항이 생겨서 인체는 숨을 쉬려고 힘을 더 쓰게 되고 결과적으론 산소가 더 많이 들어간다. 다만 우리가 ‘숨쉬기가 힘들다’고 느끼는 걸 산소 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다.”
초미세 50까지는 일상생활 문제없어
- 도대체 미세먼지 수치가 얼마면 위험한 건가.
개인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했을 때 PM2.5가 100이면 모든 사람에게 다 해롭다. 그 정도 높아지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여러 가지로 생활에 제한을 둬야 한다.”
- 집안에만 박혀있을 수도 없고 어느 정도까지 제한을 둬야 하나.
하루 30분 활발한 활동이 주는 이로움 커
- 그래도 PM2.5가 50이나 되는데 야외 활동을 하는 건 께름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