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연 한국갤럽 이사는 “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집권했다는 독특한 출발점이 있었고, 남북정상회담도 긍정적 요인이 됐다. 그 외 몇 가지 인사 낙마 정도를 제외하면 정권에 타격을 입힐 만큼의 특별한 악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2분기(2019년 7월~9월 2주차 현재) 부정평가가 44%(긍정평가 46%)로 나왔다. 같은 기간의 다른 대통령과 비교해보면 노태우(62%), 박근혜(54%), 노무현(53%) 대통령에 이어 높은 수치다.(※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 30일부터 직무 평가 시작. 1년 차 1분기는 6월 평균, 2분기 7~9월, 3분기 10~12월, 4분기는 이듬해 1~3월 평균. 한국갤럽 기준)
문 대통령보다 낮은 이는 김대중(26%), 김영삼·이명박(41%) 전 대통령이다. 즉 문 대통령이 1987년 체제의 노태우 전 대통령 이래 7명의 대통령 중에서 4위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딱 중간이다.
문 대통령보다 부정평가가 높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3년 차 2분기에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 2015년 7월에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쫓겨나듯 물러나면서 청와대 리더십에 균열이 생겼다. 앞서 2014년 말 터진 이른바 ‘정윤회 문건’의 파장과 맞물리면서 부정평가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5년 6월 대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야권의 반대로 무산됐고 여권 지지층의 분열까지 가져왔다. 결국 이해 열린 각종 재·보궐 선거에서 23:0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이에 대해 정 이사는 “5년 단임제 대통령제인 한국 정치환경에서 반환점을 도는 무렵에 임기 초 인기가 식는 현상은 어느 대통령이나 겪는 문제”라며 “최근 문 대통령의 부정평가 상승 역시 조국 법무부 장관 의혹이라는 단기 이슈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경우엔 특별한 악재가 없었던 2년 차 4분기부터 민심의 기류가 바뀌고 있는데, 이는 경제 악화가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 장관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되면 결국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민심의 전체적인 향방이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