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살해된 전남편 혈흔서 나왔다
살해된 전남편 측 변호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지금까지 고유정은 졸피뎀을 사용해서 살해한 바가 없다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압수된 담요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졸피뎀이 검출된 사실이 명백히 검증됐다”며 “고유정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 공판”이라고 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전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제주지법, 16일 고유정 사건 3차공판
졸피뎀 주인 놓고 검찰·변호인 공방
유족측 “고유정 주장 모두 거짓판명”
오는 30일엔 고유정 법정 진술 ‘촉각’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오늘 공판 기일은 이 사건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며 “그동안 증거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론전으로 흘러가던 재판이 과학적으로 검증할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 “우발적 범행 전제 깨졌다” 분석
하지만 이날 증언한 감정관은 압수물 중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한 검사를 한 결과 두 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으며, 해당 부분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혈흔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계속해서 졸피뎀을 먹이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피고인이 오늘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던 전제가 깨져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직접 진술하게 해달라” 눈물 호소도
이에 고유정은 “제가 (구치소에서) 진술서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진술할 기회를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지난 6월 1일 경찰에 체포된 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처음으로 입을 뗀 순간이었다. 발언 당시 고유정은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목소리를 떨면서 울먹였다.
이를 지켜보던 재판부는 “본인이 직접 작성해 온다면 다음 기일에 10분가량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고유정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30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