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포화돼 미래 먹거리 절실
GS 충전기 시설 넉달새 2배 늘려
SK도 가세 “4년 내 190곳에 설치”
부족한 전기차 인프라 개선될 듯
먼저 치고 나간 건 업계 2위 GS칼텍스다. 지난 5월 서울 시내 직영주유소 7곳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고 충전 사업에 나선 GS칼텍스는 전국 직영주유소 14곳에서 전기차 충전 시설 16기를 운영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 추가 설치를 위해 가맹 주유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 1위 SK에너지도 전기차 충전기 설치 경쟁에 가세했다. 이윤희 SK에너지 리테일사업부장은 “SK주유소를 모든 자동차 고객이 활용하는 에너지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라며 “연내 20개 주유소에, 내년까지 총 40개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2023년에는 19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유소 업계 1, 2위 기업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전기차 확산을 가로막던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는 단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서울 등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마트 입점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전기차 등록 대수는 7만2814대뿐이다. 아직 타는 사람이 거의 없어 돈이 되지 않는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주유소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한국주유소협회 박동위 차장은 “미래 수익 모델을 선점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주유소 숫자는 1만1300여곳으로 1995년 주유소 거리제한이 풀리면서 주유소 시장은 과포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화석연료 소비 감소 등이 더해지면서 수익률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주유소도 미래 먹거리를 찾아 택배나 물품 보관 서비스 등 차량이 모이는 공간의 장점을 살린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박 차장은 “2013년 정부에 건의해 주유기와 충전기 사이에 방화벽을 설치해야 하는 규제를 없애 일정한 거리만 확보하면 주유소 내에도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며 “정유 업계를 중심으로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임성빈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