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과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은 이렇게 가격 차이가 난다. 5G 사용자가 매달 2만원 가량을 더 내는 셈이다. 이같은 추가 요금은 얼마나 '돈값'을 하고 있을까.
기자는 4세대(4GㆍLTE) 스마트폰인 갤럭시 S9+와 세계 첫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을 4달간 동시 사용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자체의 성능 차이를 제외한 콘텐트 질의 차이는 거의 체감할 수 없었다. 월 2만원이 산업 경쟁력 발전을 위한 기부금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킬러 콘텐트라던 AR·VR, LTE 고객에도 서비스
[현장에서]
실제 기자가 가입한 SK텔레콤의 OTT 서비스 ‘옥수수’의 경우 LTE와 5G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대부분 같은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5G 전용 콘텐트라고 할 수 있는 ‘5GX관’에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LTE 요금제 가입 고객도 이용이 가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5GX관에 있는 콘텐트 8000편 중 20%만 5G 고객에게 제공되고 있다”며 “나머지 콘텐트는 LTE 콘텐트 대비 화질과 용량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5G 가입 고객 전용 콘텐트가 숫적으로도 적을 뿐 아니라, 나머지 콘텐트도 같은 콘텐트를 고화질로 바꾸어 제공하는 게 전부란 의미다.
OTT도 일부 영상 고화질 외 차이점 없어
ARㆍVR 등 별도의 특화 앱(애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ARㆍVR앱은 LTE 요금제 이용 고객도 쓸 수 있다. SK텔레콤은 ‘AR 동물원’ 등의 콘텐트를 제공하는 ‘점프 AR’과 300편의 VR 콘텐트를 제공하는 ‘점프 VR’ 등을 별도의 앱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두 앱 모두 갤럭시 S8 또는 동급 이상 기종이면 사용 가능한 콘텐트다. KT는 스마트폰만으로 즐길 수 있는 전용 AR앱과 VR앱이 아예 없다. LG유플러스는 AR·VR 앱을 5G 고객에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방식으로, LTE 고객에겐 다운로드(내려받기)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5G 가입자 데이터 사용량, 4개월 지나도록 제자리
5G 콘텐트 부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7월 기준 5G 가입자 1인당 월 사용 트래픽은 24GB에 불과했다. 첫 상용화를 시작한 4월의 22.4GB보다 크게 달라진 게 없다. 4개월 동안 딱히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5G 가입 고객은 무제한 요금제를 통해 데이터를 많이 써야 이익이지만, 현재로선 데이터를 많이 쓸만한 콘텐트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고가 요금제에 걸맞는 고품질 콘텐트를 얼마나 속히 제공하느냐에 5G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