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고려대학교 2차 집회 주제와 구호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은 끝에 확정됐다.
30일 집회를 예고한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2시쯤 “진상규명 요구하는 목소리에 응답하라”“함성소리 왜곡하는 진영논리 배격한다”는 집회 구호를 공식 SNS에 공지했다. 집회 당일 이른 오전에야 공지를 한 것에 대해서는 “기존 구호 중 하나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느라 늦어졌다”며 사과했다.
총학은 최초 공지한 3개의 구호 중 “투명하고 정의로운 교육입시 촉구한다”는 구호를 삭제했다.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비리 검증에 초점을 맞춘 1차 집회와 다르게 총학이 요구사항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의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여권이 요구하는 내용과 똑같은 거 아니냐’ ‘개인 비리 문제에 집중하려는데 왜 물타기를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색 배제' 노력…학생증 검사 강화 예정
이날 열릴 집회에서도 학생증 및 재학ㆍ졸업증명서 등을 확인한 후 고려대 구성원으로 확인된 인원만 집회 장소로 들여보낼 방침이다.
고려대, 서울대 이어 부산대에서도 촛불
총학은 오후 6시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고대인의 함성-입시비리 의혹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두 번째 움직임’ 집회를 연다. 지난 23일 열린 첫 집회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열렸지만, 총학이 이를 이어받겠다고 밝히면서 주최를 하게 됐다. 지난 23일 1차 집회 이후, 고려대에서는 총학이 이번 사태 대응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에 고려대 총학은 지난 26일 “첫 집회를 주최한 집행부의 ‘부정 입학 의혹 진상규명 촉구’ 방침을 이어받고, 두 번째 집회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대학가는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이 대학원생으로 적을 둔 서울대는 지난 28일 교내 아크로 광장에서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열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집회 역시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으며, 총학생회 추산 800여명이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조 후보자의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부산대 총학도 단체행동에 나선다. 총학은 이날 오후 3시 대학 내 성학관 1층에서 ‘제2차 효원인 공론의 장’을 열고 단체행동의 형식과 시간, 장소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