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탐지견까지 동원된 수색 결과 선박 내 닻줄 보관 창고에서 수상한 가방 4개가 발견됐다. 이 가방들 안에선 1㎏씩 비닐봉지로 포장된 코카인 100㎏이 발견됐다. 3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3000억원 상당이다. 해경은 수사기관이 압수한 코카인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로 입항하려던 대형 화물선에서 3000억원 상당의 코카인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해경은 이 코카인의 출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28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홍콩 선박인 A호는 지난달 7일 콜롬비아의 한 항구에서 출항해 싱가포르를 거쳐 우리나라 태안항으로 들어왔다.
A호는 콜롬비아와 멕시코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화물선으로 태안화력발전소 측이 수입한 석탄을 싣고 태안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배 안엔 석탄 12만t도 실려있었다.
3000억원 코카인 발견됐지만, 선장 등은 "모르는 물건"
하지만 이들의 대답은 "모른다"였다. 일부는 "(코카인이 실린) 가방이 배 안에 있는 것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해경은 선장과 선원 등을 상대로 이 코카인이 어디서 실린 것인지와 국내 또는 제3국으로 밀반입하려 한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른다", "나랑은 상관없는 물건" 등 부인하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어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3국 밀반입 위한 국적세탁 위한 것일 수도
해경은 A호와 부산항에서 발견된 코카인이 제3국으로 밀반입하려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카인은 국내보단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지역에서 주로 투약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내를 거친 화물의 경우 타국에서도 세관 검사가 느슨하게 진행되는 편인데 이를 노린 '국적 세탁용'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A호도 그렇고 부산항에서 적발된 컨테이너도 우리나라를 거쳐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경로였다.
해경 관계자는 "A호 선장과 선원들과 배의 이동 경로, 디지털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마약 유통 경로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코카인이 국내로 밀반입됐는지 등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모란·심석용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