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국내 독점 계약권을 확보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00% 라이선스 제작으로 브랜드를 재정비했고, 최근 전국 주요 백화점 등 22개 매장을 오픈하면서 2019 FW 신제품을 선보였다.
100% 라이선스 제작의 경우, 미국 본사 오리지널 디자인이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분위기와 요구에 맞게 전량을 새로 제작하는 시스템이다. 브랜드의 DNA는 유지하되 한국 쥬시 꾸뛰르만의 개성을 갖춰야 하는 작업은 분명 까다로운 일이다. 아시아에선 처음 진행되는 이 시스템을 위해 신세계인터내셔널은 국내 여성복 ‘쟈니헤잇재즈(JOHNNY HATES JAZZ)’의 최지형 디자이너와 손을 잡았다.
런던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명품 브랜드 비비안 웨스트우드에서 근무했던 최지형은 2008년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쟈니헤잇재즈로 데뷔했다. 명사나 형용사가 아닌, 하나의 문장으로 브랜드 명을 지은 이 개성 넘치는 신인 디자이너는 지난 10년 간 한국 패션계의 중견으로 자리를 잡았고 올해 쥬시 꾸뛰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쟈니헤잇재즈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쥬시 꾸뛰르를 만드는 일은 엄청난 부담이죠. 하지만 오리지널리티가 있고 역사도 오래돼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확실히 각인된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맞게 새로 디자인하는 일은 디자이너라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한 흥미로운 일이기도 했어요.”
쟈니헤잇재즈를 통해 현대 워킹 우먼의 우아함과 실용적인 아름다움을 잘 살려온 최씨는 이번에도 오리지널 쥬시 꾸뛰르의 DNA 중 무엇을 골조로 살리고, 무엇을 새롭게 창조해야하는지 영민한 선택을 했다.
그 외에도 로맨틱한 꽃무늬와 타이포그래피를 새로 만들어냈다. 덕분에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하고 밝은 분위기를 즐기는 모든 나이대의 여성들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웨어들이 많이 보인다. 실제로 매장에선 꽃무늬 후디 블라우스나 레깅스 등을 찾는 4050 소비자도 꽤 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쥬시 꾸뛰르 컬렉션은 브랜드의 본거지인 미국으로 역수출된다. 국내에서 디자인된 100여 점의 제품이 9월 초부터 미국 본사가 위치한 뉴욕 내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옷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입고 싶은 옷’보다 ‘지금 당장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다는 최지형씨의 새로운 도전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쥬시 꾸뛰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