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3시 부산대학교 입구에서 만난 권현빈(22)씨는 부산대 내 연서명 움직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부산대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에 관한 특혜 의혹을 밝히기 위한 연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대 행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권씨는 이 움직임을 이끄는 이들 중 한 명이다. 권씨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도서관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 10여 곳에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대자보와 연서명 참여자 인적사항을 적은 종이를 붙였다.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오이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을 대학본부에서 해소해 달라는 호소를 담고 있다. 23일 오전 11시 기준 부산대 구성원 441명이 대자보 연서명에 동참했다.
권씨와 함께 대자보를 붙이러 나온 부산대 학생 A씨(여)는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거에 우리는 관심이 없다. 다만 딸의 특혜가 문제다. 상식적으로 집도 잘 살고, 학점도 낮은데 교수 마음에 따라서 기준도 없이 장학금을 주는 건 문제다. 일반 학생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부산대 내에 촛불집회 계획은 아직 없다. 참여 인원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추후에 장학금 지급 과정 등에 특혜가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 외부와 연대도 고려할 예정이다. 권씨는 “지금은 학교 측에 해명과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자전기공학 대학원 졸업식을 맞아 학교를 찾은 주 모(43)씨는 "대자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씨는 "검증도 안 된 의혹들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니 뭐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청문회 생중계를 보면서 국민이 판단할 일이지 지금부터 여론 재판을 할 게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