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차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비건 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며 이처럼 말했다. 협의는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김 차장은 “청와대 차원에서 비건 대표에게 전달할 메시지가 있어서 미국 측 요청에 응하는 형식으로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한ㆍ미ㆍ일 관계 먼저 언급”
다만 김 차장은 지소미아에 대한 미 측의 입장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비건 대표 쪽에서 한ㆍ미ㆍ일 관계에 대해 먼저 언급을 했다”고 했다. 비건 대표가 3국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소미아 유지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ㆍ미 간 비핵화 대화 곧 재개될 듯”
김 차장은 북한이 대화 거부를 시사하는 담화를 낸 데 대해서는 “하여튼 저는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비판적 입장 표명에 대해 우리가 건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대응을)절제한 데 대해 미 측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의용, 이낙연 총리에 이례적 현안보고
정 실장은 청사를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총리께 보고도 드리고, 여러 가지 상의드릴 것이 있어서 왔다”고 말했다. 지소미아와 관련한 질문에는 “지소미아는 계속 검토할 것”이라며 “NSC 상임위가 오후에 열리기 때문에 거기서 우리가 아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늘 발표하느냐는 질문에는 “NSC에서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지소미아, 오늘 NSC서 심도 있게 논의”
정 실장은 오전 10시 46분쯤 청사에 도착했고, 김 차장은 오전 10시 50분쯤 도착했다. 국가안보실장과 안보실 2차장이 4분 차이로 따로 움직이며 청와대도 아닌 정부청사에서 각기 국무총리와 미 국무부 고위 인사를 만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정 실장은 김 차장과 비건 대표 간 면담이 진행중인 오전 11시 22분쯤 먼저 청사를 떠났다.
그간 대일 공세의 전면에는 김 차장이 섰지만, 지소미아 최종 결정 국면에서는 국가안보실을 이끄는 정 실장이 직접 움직여 무게감을 더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외교가에선 나온다.
이 총리는 정 실장이 떠난 지 약 20분 뒤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지소미아와 관련한 논의를 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자동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유지혜ㆍ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