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전후 처음으로 갖게 될 항공모함에 당분간 미군의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할 계획인 것으로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 같은 방안은 일본 측이 미국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항모로 개조되는 해상자위대 이즈모급 호위함을 놓고 일본 측이 지난 3월 미군 수뇌부에 미군기의 선행 이용 계획을 전달했다”고 21일 전했다.
아사히 “일본 정부, 미군에 제안”
일본 경항모 2척 2022년까지 도입
자위대 F-35B 도입엔 5년 걸려
미군, 중국 견제에 자위대 활용
하지만 일본은 ‘긴급’ 꼬리표가 없는 평시에도 자위대 항모에서 F-35B의 이착륙 훈련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이런 계획은 지난 3월 26일 로버트 넬러 당시 미 해병대사령관이 방일했을 때 협의됐다. 일본 측이 넬러 사령관에게 이즈모급 호위함 2척(이즈모함·가가함)의 항모화 계획을 설명한 뒤, “개조 후 이즈모급 호위함 갑판에서 이착륙하는 최초의 전투기는 미군 F-35B가 될 것이다. 갑판 위에서의 전투기 운용 요령 등에 대한 협력과 조언을 바란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넬러 사령관도 “가능한 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미 미 해병대는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에 F-35B 전투기를 실전 배치한 상태다. 항모화 이후엔 미·일 연합훈련 등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미군 F-35B가 이즈모급 호위함에서 뜨고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에 항공자위대가 총 42대 도입을 계획 중인 F-35B는 예산 편성 이후 배치까지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전 배치는 2024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전략적 목표도 자위대 항모의 조기 전력화에 부응한다. 미군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위한 양국의 하이브리드 군사 운용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항모 전단을 강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랴오닝함에 이어 첫 국산 항모를 올해 진수시켰고, 2022년까지 3척의 항모를 운용할 계획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선 그만큼 자위대 항모와 합동 운용이 절실한 셈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