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섬인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 눈독 ‘농담’ 아니다
모스크바 3600km 최북단 군사 전략지
부동산 재벌 출신 미 대통령, 동토에 눈독
북극 잡으면 푸틴도 시진핑도 견제 가능
이런 '얼음의 땅'이 미국에 중요한 이유는 그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그린란드에서 모스크바까지는 불과 360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전략폭격기(핵무기 탑재 폭격기) 운용에는 최적지였다. 이에 미국은 덴마크와 군사방위조약을 맺고 1951년부터 그린란드에 툴레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툴레공군기지는 세계 미군기지 전체를 통틀어 최북단 기지다. 미국은 툴레공군기지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경보기도 작동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앤드루 존슨 대통령 때인 1867년 그린란드를 사들이려 했지만 실패했다. 또 1946년에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매입을 제안했으나 거래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린란드를 국가 차원에서 매입하고 싶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농담이나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닌 셈이다.
북극 패권 장악 나선 중국에 '브레이크'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극 패권 경쟁으로 그린란드가 중요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캐나다와 북극 사이 바다는 빙하로 가로막혀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줄어들면 2~3년 이내로 러시아 동북부에서 캐나다 북부 해역, 유럽을 잇는 '북서항로'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그린란드의 가격은 얼마?
그러나 화폐가치를 단순히 치환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뿐만 아니라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이 가져다줄 경제적 효과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광물, 원유, 천연가스 등 그린란드의 천연자원 매장량이 북극권 전체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맨해튼의 가치를 1조7400억달러로 추산한 제이슨 바르 미 럿거스-뉴어크대학 경제학자는 마켓워치에 "맨해튼은 도로 밑에 금광이 있지 않아 그 자산가치를 산출하는 게 쉽지만, 그린란드는 많은 지하자원으로 객관적 산출이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그린란드의 가치가 산정되더라도 미국이 그린란드를 사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 그린란드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비즈니스의 기회는 열려있는 곳이지만 파는 곳은 아니다"라고 일언지하 거절했다. 대신 외신들은 "그린란드가 사고팔 수 있는 매물은 아니지만, 그 가치가 점점 치솟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