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사방은 사막이다. 환자들이 1~2시간 차를 타고 진료받으러 온다. SKSH 측은 6일 개원 5주년 기념식에서 여러 명의 주민과 경찰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식당에는 현지식·인도식·한식이 나온다. VIP 병실에는 거구의 환자를 위한 기중기가 달려있다. 세심한 현지화 전술이다. UAE는 의료 인프라가 빈약해 외국의 손을 빌린다. 글로벌 경쟁의 각축장이다. 여기서 한국 의료가 세계 일류임을 검증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5년 1차 계약을 마치고 최근 2차(5년) 운영자로 선정됐다. 10년에 걸쳐 10조원의 경제적 이득이 생긴다. 지난해 초에만 해도 UAE 측이 “복수 입찰을 준비하라”고 했다. 서울대는 반발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이 UAE를 방문한 뒤 단독입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2014년 1차 입찰 때는 독일 등 7~8개국 유명 병원과 경합했다. 성명훈 SKSH 원장은 “한국의 중동 건설산업의 이미지가 투영됐고, 2009년 이명박 대통령 때 UAE 원전을 수주한 게 터닝포인트였다. 한국을 많이 알린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SKSH 성공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았다. 건설 근로자의 피땀, 이들의 오일달러로 성장한 한국 의료인과 의료 기술, 대통령의 비즈니스 외교가 밑거름이 됐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