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버닝썬 사건' 당시 수사에서도 승리의 해외 원정도박 첩보를 입수한 바 있다. 해외 원정도박 범죄의 경우 수사 대상이 되는 카지노 및 관계자들이 해외에 있어 증거 확보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승리와 양현석의 범죄를 입증할 방법을 찾기 위해 경찰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는 관측이 경찰 내부에서 나온다.
승리 담당한 美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마케터
'버닝썬 사태'와 원정도박 의혹 잇는 고리
"2억 땄어요" 카톡이 발단
여기서 '담당자'는 카지노 마케터를 뜻한다. 이들은 해외를 오가며 잠재적인 고객을 모집하고 카지노로 데려오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판촉사원'이다. 고객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고객이 카지노에 방문할 경우 항공권이나 숙소를 예약해 주고 관광 일정을 잡아주는 등 VIP 고객의 '의전'도 담당한다.
당시 경찰은 이 같은 카지노 마케터들이 고액 베팅을 원하는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후 우회 경로를 통해 빌려준 돈과 함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 온 것으로 파악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간 한국인이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들고 나갈 수 있는 최고 금액은 1만 달러(약 1200만원)다. 통상적인 자본 거래를 이유로 달러를 갖고 나가도 5만 달러 이상이면 신고 대상이다. "2억을 땄다"는 승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외화를 반출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식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지난 3월, 관련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던 경찰은 승리를 담당한 카지노 마케터 A씨와 B씨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결정적인 첩보를 입수했다. 당시 경찰은 이들이 승리에게 빌려준 돈을 받아내거나, 적어도 받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이라고 추정했다. 승리가 버닝썬 사태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는 등 수익원이 불투명해지자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 카지노 마케터 조사했나?
해당 카지노 마케터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현재 모든 소셜 미디어(SNS) 계정을 닫고 기록을 지운 상태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