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기획재정위원회 ‘2018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생활용품점 ‘무무소’(MUMUSO·무궁생활)를 대표 사례로 거론했다. 중국인이 소유하고 중국에 있는 중국 기업임에도 브랜드 마크에 ’KR’을 사용하고 한국제품 디자인을 모방하고 있으며, 제품 포장에는 어법에 맞지 않는 한글을 표기해 한국제품인 양 위장해 판매하고 있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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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소 외에 아이라휘(Ilahuiㆍ연혜우품)ㆍKIODA(너귀엽다)ㆍYOYOSO(요요소)ㆍMINIGOOD(미니굿·삼무)ㆍXIMISO(희미성품) 등이 필리핀에서 성업 중이다. 특히 아이라휘는 2017년 3월 필리핀에 처음 진출한 이후 1년 5개월 만에 15개 매장을 열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무무소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적극적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마닐라 무역관측의 설명이다.
아이라휘는 아예 간판에 KOREA를 붙여 한국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는 한국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틀어놓는가 하면, 한국 제품의 캐릭터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온 상품을 다수 진열해 놓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한복을 입은 모델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쿠알라룸푸르 코트라 무역관은 “이런 한류 편승 기업들은 한국 이미지를 이용할 뿐만 아니라 한국 제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는 물론 안 좋은 제품 품질로 인한 한국 이미지 저하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런 모습은 베트남ㆍ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해당 기업의 운영 방식은 무무소나 아이라휘와 비슷하다.
이에 정부는 부정경쟁행위와 현지 소비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한국 제품과 유사한 형태의 상표를 붙여 제품을 만드는 경우 부정경쟁행위로 보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태국에서는 현지 경찰이 대표적인 무무소 매장을 단속해 소비자보호법상 표시 규정을 위반한 물품 1300여점을 압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지 매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강조할 계획이다. 또 현재 8개국에 15개 설치된 해외지식재산센터를 통해 사례가 발견될 경우 단속기관을 안내하고 한국기업이 디자인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