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성들이 최근 경찰에 의해 자행된 10대 소녀 2명에 대한 성폭행 사건과 관련, 격렬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여성 시위대가 1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공안부 청사 건물 출입문을 발로 차 넘어뜨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위에 참여한 여성 300여 명은 이날 멕시코시티에 있는 공안부 청사로 몰려가 "정의"를 외치고 "경찰이 우리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한 여성은 ‘강간범’이라고 쓴 돼지머리를 가져와 시위를 벌였고, 흥분한 시위대는 청사 출입문을 부수기도 했다.
한 여성이 12일(현지시간) '강간범'이라고 쓴 돼지머리를 들고 멕시코시티 공안부 청사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멕시코 여성 시위대가 1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공안부 청사 건물 출입문을 부수고 있다. [EPA=연합뉴스]
10대 소녀 2명은 각각 경찰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17세의 한 소녀는 지난 3일 수도 북쪽 아즈카포잘코에서 경찰 4명이 순찰차에서 그녀를 강간했다고 말했다. 이 경찰 4명은 아직 기소되지 않은 채 근무 중이어서 시위대의 더 큰 분노를 야기했다.
멕시코 여성 시위대가 1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공안부 청사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다른 사건은 불과 6일 뒤에 발생했다. 이 16세의 소녀는 도심에 있는 국립사진 보관 박물관에서 경찰관이 그녀를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체포됐다.
이날 시 공안부 장관은 시위대에게 "어떤 경찰이든 성범죄를 저질렀다면 철저히 조사해 처벌할 것" 이라며 "여성과 시민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멕시코 시티 공안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뿌린 스프레이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성 시장인 클라우디아 쉰바움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가 진행될 것"이고 "검찰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사건의 심각성 때문에 멕시코시티 인권위원회가 조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이 1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공안부 청사 밖에서 "그들이 나를 강간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시위에 참가한 한 멕시코 여성이 1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공안부 청사 건물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멕시코는 현재 여성에 대한 높은 수준의 폭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따르면 매일 멕시코에서 약 9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고 있다. 또 멕시코 통계지리연구소는 여성의 44%가 배우자(파트너)로부터 폭력을 당했고, 66%의 여성이 그들의 삶에서 어떤 형태든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