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은 이날도 이틀째 여의도에서 취임 인사를 했다. 임명을 반대한 자유한국당 지도부도 포함했다. 윤 총장은 황교안 대표 보다 2분 먼저 회의장에 도착했다. “참 오랜만에 보는데 총장 임명을 축하한다”며 황 대표가 인사하자 윤 총장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윤 총장은 “법무부 장관 하실 때 뵙고 5~6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건강하신 모습을 오랜만에 뵈니 반갑고 좋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선후배’란 표현을 쓰자 윤 총장은 황 대표를 ‘검찰의 대선배’라고 지칭했다. 황 대표는 사법연수원 13기, 윤 총장은 23기다.
윤 총장, 정동영 대표 만나 언급
“국내 사유재산 정보 보호 강해
포괄적 접근 가능한 국세청 공조”
비공개 만남에 배석했던 한국당 관계자는 “윤 총장이 매우 긴장한 듯 보였다. 정치적 사안에 의견을 교환하기보다는 윤 총장이 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전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줄사표’지적을 했을 땐 윤 총장이 “원래도 관례적으로 (검찰총장 임명 후 검찰 인사에서) 40~50명이 사표를 내곤 했다. 합리적인 인사”라고 말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나 원내대표에겐 윤 총장이 먼저 웃으며 다가갔다. 둘은 서울대 법대와 사법연수원을 비슷한 시기에 다녔다. 윤 총장이 대학은 3년, 연수원은 1년 위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이 일부 집권세력에 쏠려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 집권 중반이 넘어갔으니 국민에게 지지받는 검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6분여간의 공개 만남에서 윤 총장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일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가 “대구 장외투쟁 과정에서 어떤 촌로가 황 대표에게 대통령을 연호하더라. 그런데 저를 보고는 고민하시다 검찰총장을 외쳤다”고 웃으며 말한 대목에서다.
윤 총장은 “야당 의원님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법 집행에 있어 배가의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당초 30분으로 예정했던 만남은 45분으로 늘었다. 윤 총장은 이날 바른미래당 소속인 주승용 국회부의장, 한국당 소속인 유기준 사개특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인 금태섭 의원 등도 만났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