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베이징 차오양구(朝陽區) 북한대사관 정문 동쪽에 있는 게시판에는 ‘조선의 교육’이란 제목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북한 교육시설 시찰 사진과 북한 교육 실태를 촬영한 사진이 걸려 있었다. 지난 5월 중순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꾼 지 두 달 보름만의 교체다.
북·중, 남·북·미 회담 사진 무시한 채
김씨 3대 사진 내걸어 주체사상 과시
그러나 북한은 한국·미국·중국 3국 정상의 사진 대신 북한 체제를 과시하는 ‘주체 노선’을 선택했다. 지난 50~60년대 중소 분쟁이 격화되자 양자택일 대신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주체 노선을 창안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사진을 다음달인 4월에 게재하면서 활발한 게시판 외교를 시작했다. 7월에는 6월에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사진으로 교체했다. 이어 북·미 실무 협의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자 9월 남북 평양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꿨다. 1월에는 베이징 북·중 회담 직후 곧장 시 주석과 회담 사진으로 교체했다. 2월 말 하노이 북·미 회담이 노딜로 결렬되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뺀 북·베트남 정상회담 사진만 게재하며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5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사진을 게시하며 사회주의 연대를 과시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