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코는 요즘 한국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못지않은 ‘국민 비호감’으로 등극했다. 세코는 2일 각의에서 화이트 국가 배제 결정을 내린 뒤 기자회견장에 나와 “우회 수출이나 목적 이외 전용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총리 관저 ‘6인 회의’ 제안자
조부는 경제기획청 장관, 부친은 학교법인 이사장을 지냈다. 와세다대(정치경제학부) 졸업 후 일본전신전화(NTT)에 입사한 뒤 파견 형태로 미국으로 건너가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했다. 그 뒤 NTT 홍보부의 보도 담당을 지냈다. 자치(내무)대신을 지낸 숙부의 사망 직후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참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2005년 중의원 선거 때 자민당 홍보본부장 대리로 미디어 전략 등을 총괄했다.
2006년 9월 제1차 아베 내각 발족 때 홍보담당 보좌관이 되면서 ‘아베의 괴벨스’가 됐다. 당시 아베 총리가 올인한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 프로젝트’, 즉 일련의 우경화 정책 추진을 위한 여론 수렴도 담당했다. 그의 별명이 ‘괴벨스’라는 얘기를 들은 아베 총리가 “고등학교 때 읽은 책”이라며 괴벨스 관련 서적을 세코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당시 아베 총리가 세코 장관에게 “괴벨스의 말로가 비참했던 거 알지? 당신도 신경쓰는 게 좋아”라고 농담해 화제가 됐다.
아베 총리가 정권을 탈환한 2012년 말부터 정치인 출신으론 역대 최장기록인 무려 1317일 동안 관방 부장관으로 아베 총리를 보좌했다. 2012년 말 재집권한 아베에게 “총리와 관저 핵심 참모들이 하루에 5분이라도 소통해야 한다”며 현재 관저 의사결정의 핵심이 된 ‘6인 회의’를 제안했다. 아베 총리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조차도 모르게 충복 세코를 앞세워 지난 7월 1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를 단행했다. 이번 조치의 기획자로 알려진 총리관저의 실세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수석비서관도 경제산업성 출신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