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 교수는 이어 “병력이 적으면 능히 도망가고 승산이 없으면 싸움을 피해야 한다(少則能逃之 不若則能避之)”는 손자병법 구절을 소개했다. 역부족인 한국이 일본에 맞서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 대목이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일본을 상대로 역습에 성공한 듯이 보이지만 구조적 약점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즉 “올해 들어 일본이 단지 1억4100억 달러 상당의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세 가지 소재 판매를 중단하자 2018년 한국 수출액 392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핵심 기술에서 한국이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일본 제품에 의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뤼 교수는 일본의 이번 공격 책략 역시 손자병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자병법』에 “(병력이) 다섯 배면 공격하고, 두 배면 (교대로 공격하도록) 둘로 나누고, 대등하면 적과 싸운다”는 구절 가운데 “다섯 배 공격”을 일본이 한·일 무역 전쟁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핵심 소재의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것이 이번 한·일 분쟁이 중국에 주는 교훈으로 꼽았다. “구매 시스템의 일관된 원칙은 유일한 공급 채널을 선택하지 않고 전 세계 2~3곳의 공급처에서 동시에 부품을 구매하는 것”이라며 “만일 공급처가 유일하게 한 곳뿐이라면 스스로 부품을 연구·개발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華爲)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