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대비 10% 이상 줄이겠다고 (1분기 때)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5% 이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2분기 낸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25% 급락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올해에만 두 차례 감산 계획을 밝혔다.
11분기 만에 영업익 1조 붕괴
낸드가격 급락에 팔수록 손해
장비 등 추가 투자계획도 재검토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4.1%), 일본 도시바(18.1%), 미국 웨스턴디지털(15.4%)과 마이크론(12.9%) 순이다. SK하이닉스(9.6%)는 5위권에 머물러 있다.
김정태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담당 상무는 “수급 불균형의 가장 큰 원인인 고객업체 재고 수준이 3분기부터 빠르게 해소되면서 가격은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급 및 가격 안정화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인 128단 낸드플래시를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판매하겠다”고 덧붙였다.
낸드 전용인 청주 M15공장의 추가 클린룸 확보,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M16 내 장비 입고 등 추가 투자 계획도 수요 상황을 고려해 재검토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D램 역시 오는 4분기(10~12월)부터 생산 능력(캐파)을 줄이겠다고 이날 밝혔다. 경기도 이천 D램 라인 가운데 일부(M10)를 모바일 기기용 카메라에 탑재되는 CMOS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비메모리 분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데이터센터 용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지난해 말 대비 줄어든 점은 SK하이닉스로선 위안거리다. SK하이닉스는 “서버 고객사의 재고는 지난해 말 8~9주치 분량에서 2분기 말 6주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3대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벤더를 다변화하고 공정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며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6조4522억원, 영업이익은 89% 감소한 6376억원이다. 2016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10%) 역시 지난해 같은 분기(54%) 대비 44%포인트 떨어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