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공안당국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지난달 남파 간첩 용의자 A씨(40대)를 모처에서 검거했다. 보안당국 조사에서 그가 북한 정찰총국 소속으로 신분이 의심됐다고 한다.
북 정찰총국은 남한을 비롯한 해외지역에서 공작활동을 벌이는 정예 기관으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공작원 양성이나 침투는 물론 정보수집, 요인암살, 납치, 테러 등 임무를 수행한다. 북한 공개석상에 계속 등장하는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이 정찰총국장 출신이다.
“신분 세탁한 뒤 국내 잠입 알려져”
그는 수년 전에도 남한을 오갔다. 지난해 제3 국에서 국적을 ‘세탁’한 뒤 재입국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과거 검거된 직파 간첩 상당수가 국적을 위장해 입국했다. 국정원과 경찰은 A씨가 국내에 들어온 목적과 활동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최근 A씨를 검찰로 넘겼다고 한다. 보안당국은 직파간첩 검거와 관련해 보안에 극도로 신경쓰고 있다. 국정원, 경찰 관계자 모두 “검거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13년 전에는 엘리트 간첩 정경학 검거
당시 조사에서 그가 인천공항을 통해 라오스로 출국하려던 사실이 확인됐다. 대북 햇볕정책을 펼친 김대중(DJ) 정부 이어 출범한 참여정부에서 벌어진 간첩 사건이라 충격이 상당했다. 정보·보안당국 등에 따르면 정경학은 김일성 종합대학 영문과를 졸업한 엘리트다. 김정일 정치군사대학 코스도 밟았다고 한다. 해당 대학은 전문 공작원 양성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울진 원자력 발전소, 서울 용산 미군부대 등 주요 시설을 촬영한 뒤 북한에 전달한 첩보활동을 수행했다.
군 장교 포섭하려 한 원정화 사건도
이밖에 남한 내 역대 간첩사건으로는 1995년 충남 부여 무장간첩 김동식이 대표적이다. 김동식은 1990년 5월 제주도 해안을 통해 남한으로 침투했다. 1980년 남파된 거물간첩 이선실 접선 임무 등을 맡았다. 1997년에는 김정일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 이한영이 북한의 남파 공작원에 의해 피살됐다.
한편 국정원이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검거한 간첩은 35명의 간첩이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