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정보기술산업협회(ITI), 전미 제조업협회(NAM), 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소비자기술협회(CTA) 등 6개 단체는 24일(한국시각)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서한에 서명한 SIA에는 퀄컴ㆍ인텔 등이 가입해 있는 등 이들 6개 단체는 애플ㆍ구글ㆍ아마존 등 미국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아우르고 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잠재적인 (반도체 소재) 공급 중단과 수출 지연으로 세계 경제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해당 문제가 신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방적이고 불투명한 수출 통제 정책으로 (반도체 부품) 선적이 지연되는 등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면 일본ㆍ한국의 회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련 업계와 노동자도 장기적으로 피해를 본다고 밝혔다. 업계는 또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양국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산업계의 이 같은 조치는 반도체 가격 상승 등 업계가 입을 수 있는 실질적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닷새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유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경제통상 분야에서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 글로벌 경제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미국 측 인사에 적극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2주 전 김현종 2차장의 방미 활동과 비교해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한 2주간 반도체 가격이, D램 가격이 23% 인상됐다”며 “이런 부정적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엄중한 인식을 갖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주요국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 설명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