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총장은 재임 중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며 경찰·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다. 누군가 검찰을 흔들고 있다는 의미로 입고 있던 양복을 벗어 흔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환담 자리에서는 수사권 조정안 등에 대한 그동안의 소회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은 민 청장과 함께 청장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앞으로의 인생 2막에 대한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는 민 청장의 질문에 “계획 없는 게 계획”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관련, "잘 해결되지 않겠냐" 말해
배웅 나온 민갑룡 경찰청장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제가) 취임한 뒤 총장님께서 조직의 수장으로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취지의 글귀를 주셨었다”며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 글귀로 힘을 얻고 있다고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이날 방문은 검·경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주목받았다. 전날 대검찰청은 울산지검이 수사 중인 ‘경찰관 피의사실 공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두 기관 간 신경전 강도가 세질 거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은 “그건 조사 중이기 때문에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잘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