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끝난 제148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도 악천후가 선수들을 괴롭혔다. 비바람을 뚫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아일랜드 출신의 셰인 로리였다.
악천후 속 오버파 속출 디 오픈
박상현 “바람 계산, 머리 쥐날 정도”
마지막 날 궂은 날씨가 예상되자 대회 조직위는 최종 라운드 경기 시간을 2시간 정도 앞당겼다. 세찬 빗줄기와 함께 우산대가 흔들릴 만큼 거센 바람이 불었다. 전날까지 합계 10언더파 3위로 역전 우승을 노렸던 J B 홈즈(미국)는 마지막 날 16오버파 87타를 쳤다. 순식간에 순위가 64계단이나 아래인 공동 67위로 추락했다. 세계 랭커들이 줄줄이 무너진 가운데 박상현은 마지막 날 악천후 속에서도 2오버파(버디 1, 보기 2개)로 잘 버텼다. 박상현은 “서 있기도 힘들어 당연히 경기가 중단될 거로 생각했는데 그냥 경기가 시작됐다”며 “날씨는 추웠지만, 비바람을 계산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 정도여서 사실 추운 걸 잘 못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디 오픈에서 비록 톱 10에 들지 못했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안병훈은 “디 오픈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공정하다. 공을 멀리 치는 선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두루 겸비해야 경쟁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에 처음 참가한 황인춘은 “실력 차이가 크게 날까 걱정하고 왔는데 막상 경쟁을 해보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3~4년간 한국 투어의 실력이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한국에서도 좀 더 어려운 코스에서 경기하다 보면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황인춘은 “한국 선수들은 가장 열심히 훈련한다. 대부분 잔디가 아니라 매트에서 샷을 연습하는 등 악조건이 문제다. 국제 대회에 출전해 교류하는 동시에 잔디와 러프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다면 격차는 더 좁혀질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퍼트인데, 4~5m 퍼트 성공률을 높이면 성적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러시=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