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조노 교수는 NHK와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으로 연세대에서 연구하고 동서대 국제학부 조교수를 지낸 일본 내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다.
"그렇게 보지 않는다. 참의원 선거는 어차피 자민당이 이길 선거였다. 아베 총리는 중장기적인 목표로 개헌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한국 측이 ‘강경하다’고 느낀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역시 개헌 세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징용 판결에 대한 한국 측 자세 변화를 촉구하겠다는 것이지만, 우파들에게 먹힐 수 있는 수단을 택한 측면도 있다. 아베 총리는 향후 개헌에 적극적이고 한국에 비판적인 강경 우파, 매파들의 힘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저자세'로 비치는 조치를 취하긴 어렵다고 본다."
참의원 선거 후 전망 전화 인터뷰
"한국 싫어하는 우파들 지원 필요"
"미국이 얼마나 강하게 중재 역할에 나설지 등 변수는 물론 있다. 하지만 일본 국내 정치적인 측면에선 그렇다는 것이다. 자민당이 선거에 이겼다고 해서 아베 총리가 강경한 태도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개헌 세력이 3분의 2를 유지하지 못했다.
"일본 언론들이 연립여당과 일본유신회 등을 ‘개헌세력’으로 묶는데, 이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 당장 연립여당 공명당의 경우 개헌에 소극적이지 않은가. 또 그런 식이라면 지금까지도 아베 총리는 공명당 등을 합쳐 3분의 2를 차지했지만 정작 개헌논의는 진전이 없었다. 아베 총리 입장에선 압도적으로 승리하기보다 오히려 ‘적당하게’ 승리한 것이 개헌 논의를 위해선 더 좋은 결과일 수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야당은 개헌 자체에 반대하기보다는 ‘아베 정권 하에서의 개헌’에 반대한다. 또 지금까지는 아베 정권에 잔뜩 눌려 헌법심사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이 이번 선거에서 (개헌세력) 3분의 2를 저지하면 아베 정권에 대한 경계감을 풀고 헌법 심사에 나설 수도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