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3시24분쯤 서울 종로구 중학동 트윈트리타워 빌딩 A동 현관 앞 승합차 안에서 김모(78)씨가 분신했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숨졌다. 이 빌딩 8~11층에는 일본 대사관·영사부가 입주해 있다. 김씨의 장인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한명이었다고 한다.
화상으로 중상입고 병원치료 중 숨져
일 대사관이 입주한 트윈트리 빌딩에는 경찰 경비 경력이 배치돼 있었지만, 워낙 순식간이라 막지 못했다고 한다. 차가 정차하기 전 운전석에 앉은 김씨가 라이터 불을 붙이면서 폭발로 이어졌다.
전날 지인에게 “쓸 데가 있다”며 차 빌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와 건물 관계자, 목격자, 김씨 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와 동기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김씨가 일 대사관 앞까지 타고 온 차는 지인에게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전날 지인에게 “쓸 데가 있다”며 차를 빌렸다.
유서 발견 안 되고 음주 여부 미확인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사건 경위와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며 “가족에 의하면 ‘김씨 장인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더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김씨가 느낀 반일감정이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조치)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일 대사관 앞에서는 1인 시위 잇따라
분신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일 대사관 앞에서는 1인 시위가 잇따랐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낮 12시부터 40여 분간 일본의 경제보복 철회와 강제징용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한 남성이 현 정부의 일본 대응정책을 규탄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한편 일 대사관이 입주한 트윈트리 빌딩에선 과거에도 기습시위가 발생했다. 2015년 한국과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에 반발한 대학생 30명이 2층 로비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건조물침입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이병준·신혜연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