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6월 말 기준 넷플릭스의 미국 가입자 수는 1분기와 비교해 13만명 줄었다. 넷플릭스의 미국 가입자가 줄어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순이익도 감소…주가 10% 넘게 폭락
2분기 순이익도 2억7070만 달러로 1년 전의 3억8400만 달러보다 줄었다. 매출은 49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9억1000만 달러) 보다 높았지만, 시장의 예상치(49억3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12% 넘게 폭락했다.
넷플릭스 "요금 인상 탓…3분기에 반등"
넷플릭스는 지난 1월 미국을 비롯한 40여개 국가에서 요금을 13∼18% 올렸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8달러에서 9달러, 프리미엄 플랜은 14달러에서 16달러로 인상했다. 특히 가장 많이 쓰는 스탠더드 요금은 월 11달러에서 13달러로 올렸다. 2007년 창업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었다.
시장에선 "경쟁 치열해져 어려울 것"
이들이 가진 콘텐트는 넷플릭스가 그동안 시청자를 확보하는 데 있어 일조했다. 미국 인기 시트콤 ‘프렌즈’ 판권을 소유한 워너미디어는 HBO 맥스 출시를 앞두고 넷플릭스에 내년부터 콘텐트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2021년부터는 ‘더 오피스’도 공급을 하지 않는다. 두 프로그램은 넷플릭스 전체 상영시간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도전자들은 가격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 월 이용료를 월 6.99달러(8300원)로 책정할 방침이다. 넷플릭스 프리미엄 이용료인 월 15.99달러(1만 900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넷플릭스는 콘텐트 제작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FT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콘텐트 제작에 300억 달러(약 35조47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하이에크는 FT에 “시장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가입자 수 감소는 2배 이상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