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그랬을까. 배 위원장에게 물었더니 “선배 여기자와 싸운 거 맞고, 그때 경위서도 썼다. 하지만 나 때문에 비제작 부서로 발령 났다는 건 억지다. 인사가 날 때 나도 휴직 상태였다”고 했다. “피구대첩은 어이가 없어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뉴스 준비하고 있는데 20여명이 몰려와 꽹과리 치며 소금 뿌리고 ‘딸랑 귀신 물러나라’고 야유했다. 그들은 앵커 배현진을 괴롭히는 걸 ‘트로피’처럼 여기며 단톡방에서 공유했다”라고도 했다. 왜 바로 대응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그때 제가 무슨 말을 한들 사람들이 들어주기나 할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괴롭힘 방지법은 직장 내 일그러진 갑을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임원·간부 등을 제외한 MBC 직원 중 노조원은 90%에 육박한다고 한다. 누군가는 MBC를 가리켜 “덩치 큰 아기(노조)와 빼빼 마른 부모(경영진)가 사는 기형된 구조”라고 평가한다. 비록 인사상 불이익을 겪었다 해도 절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위력을 행사하는 이들을 과연 약자라고 할 수 있을까. 배 위원장은 “내가 당한 건 괴롭힘이 아니라 명백한 직장 내 폭력”이라고 했다.
최민우 정치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