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임금·단체 협상 결렬로 파업 사태를 빚은 부산 지하철 노사가 파업 이틀만인 11일 오후 협상을 타결했다. 협상 타결로 노조 승무 분야는 12일 오전 5시 첫 전동차부터, 나머지 분야는 오전 9시에 업무에 각각 복귀하기로 했다.
부산지하철 노사 11일 오후 임금 0.9% 인상, 인력 540명 신규 채용
노조 승무 분야 오전 5시, 나머지 분야 오전 9시 업무 복귀
당초 노조는 임금 4.3% 인상, 742명 신규 채용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 동결, 인력 497명 채용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이후 노조가 임금 1.8%, 인력 550명으로 조정안을 냈으나 사측이 임금 동결 방침을 굽히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돼 지난 10일 파업에 들어갔다. 부산 지하철이 파업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은 건 2016년 9~12월 3차례에 걸쳐 22일간 파업이 벌어진 뒤 처음이었다.
부산 지하철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비상인력 59명을 투입해 출·퇴근 시간에는 열차를 정상운행했다. 하지만 나머지 시간대에는 열차 운행률이 평소 대비 70% 수준으로 떨어졌다. 열차 배차 간격이 1호선 기준 평소 6~6.5분에서 10~11분으로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항의도 이어졌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52분 3호선 연산역에서 수영역 방면으로 가던 열차가 승객이 다 타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 승객들이 문을 두드리며 항의하자, 다시 문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낮 12시 10분에는 서면역에서 부전역으로 향하던 전동차가 선로 한가운데에서 3분가량 멈추기도 했다. 오후 9시 30분쯤에는 부산 신평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A씨(67)가 우산으로 소화전을 쳐 비상등 커버를 깨트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지하철이 늦게 와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런 가운데 최무덕 노조위원장과 이종국 사장 등 부산지하철 노사는 11일 오후 6시 30분부터 노포차량기지에서 만나 본 교섭을 진행했다. 이날 재개된 교섭은 파업 돌입 이틀 만인 이날 오후 이뤄진 노사 간 비공개 만남에 이어 사측이“전향적으로 교섭을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노조 측이 이를 받아들여 성사됐다.
노조 관계자는 “모든 권한이 위원장에게 위임돼 있기 때문에 타결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다시 할 필요는 없다”며 “노조위원장이 12일 오전 9시 업무에 복귀하라고 조합원들에게 지시한 상태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