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은 법에 따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임의도살이 금지돼야 한다"
'배트맨', 'LA 컨피덴셜'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킴 베이싱어가 영화 홍보가 아닌 '개 식용 중단'을 외치기 위해 지난 한국을 찾았다. 오는 12일 초복을 앞두고서다.
지난 10일 한국에 도착한 베이싱어는 1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열린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 심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의 보신 문화에 우려를 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은 개를 식용 목적으로 집단 사육해 먹는 세계 유일한 나라"라며 "전통이라고 해도 어떤 전통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전통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킴 베이싱어 "한국, 개 식용 위해 집단사육…전세계 유일"
이번 집회에서는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의 조속한 심사 및 통과를 요구한다. 국회에서는 이미 1년 전 동물 보호를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10인의 국회의원은 지난해 6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축산물 위생관리법 등 관련 법이 규정하지 않는 개와 고양이 등의 도살은 금지된다. 그러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해당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하지 않았고, 1년 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국회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지난 1년 간 100만 마리의 개들이 도살됐다는 게 동물권 단체들의 주장이다.
베이싱어는 국내외 유명인들과 함께 12일 집회에도 참여한다. 그는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도심 한국 LA총영사관 앞에서 개고기 식용반대 시위를 벌이며 한국의 개 식용 종식을 요구해 왔다.
올해 집회에서 활동가들은 개농장에서 폐사하거나 도살된 개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들을 제단에 쌓아 올리며 음지에서 도살된 개들의 실상을 고발하고, 국회와 정부의 관심과 관련 법 통과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