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대표가 조직보다 개인의 성장을 앞에 내세운 이유가 있을까. “밀레니얼 세대에 ‘회사를 함께 키우자’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회사가 잘돼도 자신이 성장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회사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속상하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게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직원 입장이어도 내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쪽으로 움직일 것 같더라고요.” 아예 회사를 ‘사관학교’로 정의했다. “마음껏 일하고 배우며 본인의 가치를 높여라. 그리고 훌륭하게 졸업하라”고 격려했다. 콘퍼런스건 세미나건 공부하고 싶다는 직원들은 최대한 지원한다. “공부하러 간다고 눈치 줘선 안 된다”고 팀장들에게 경고한다. 업계에 이런 소문이 나면서 이 회사가 올해 초 진행한 신입사원 공채는 13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퇴사 바람’은 한순간의 열병으로 그칠 조짐이 아니다. 밀레니얼에서 X세대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지식 플랫폼 폴인에서 일대일 이직 컨설팅을 하는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70여명의 직장인을 상담했다. 이직을 고민하는 건 중소기업의 사회 초년생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그는 “넷 중 한 명은 직장 경력 10년이 넘고 열에 네 명은 대기업 직원”이라며 “굴지의 회사에서 핵심 부서를 오간 간부들이 ‘부품 같이 느껴져 회사를 더는 다니고 싶지 않다’고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했다.
이렇게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회사 명함을 뗀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리더라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조직에 속한 개인은 성장하고 있는가, 개인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가. A 대표는 “개인이 일을 통해 성장하면 회사는 저절로 성장한다”고 말한다. 직원의 퇴사로 고민하고 있을 리더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다.
임미진 폴인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