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는 고객과의 신뢰 관계가 관건인데,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기껏 확보한 거래처가 무너질 수 있어 걱정입니다.”
지난 4일 삼성전자가 서울 삼성동 그랜드 파르나스 호텔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했을 당시, 한 파운드리사업부 임원이 최근 일본의 첨단소재 3종(불화수소ㆍ레지스트ㆍ불화폴리이미드)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 말이다. 파운드리는 공장(Fab)이 없는 반도체 설계 업체, 팹리스에서 주문을 받는 위탁생산으로 정부가 2030년 세계 1위 목표를 내건 비메모리 분야 한 축이다.
삼성 파운드리, 퀄컴·엔비디아와 계약 못 지킬 위기
한국 반도체 첨단소재 확보 비상
삼성, 퀄컴 등서 수주한 파운드리
레지스트 끊겨 계약 못 지킬 판
일본, 반도체 웨이퍼도 53% 점유
다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쓰리 나인(99.9%)'이나 '포나인(99.99%)'급은 확보하더라도 ‘파이브 나인’(99.999%) 급의 고순도 불화수소는 대부분 일본이 공급한다. 1억분의 1(나노) 반도체 공정에선 고순도의 불화수소를 써야 수율(생산량 대비 결함 없는 제품 비율)이 높아지고, 제품 품질도 담보할 수 있다. 낮은 순도의 불화수소는 라인 가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반도체 업체 임원은 "석 달 치 가량의 고순도 불화수소를 확보해야 현재 국면에서 최악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규제 조치에 따라 3대 첨단소재의 경우, 최대 90일까지 수출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도 일본은 에칭 가스(고순도 불화수소) 수출 물량을 승인하지 않다가 이틀 만에 허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때부터 일본 내부의 상황을 감지, 위기관리 플랜을 가동했다.
반도체 웨이퍼도 53%가 일본산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필름인 블랭크 마스크도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준비하는 7㎚ EUV 공정에는 일본 호야의 블랭크 마스크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