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구로다 가쓰히로(黒田勝弘) 일본 산케이신문 논설위원이 출연했다. 그는 산케이신문 특파원으로 30년 이상 한국에서 지냈으며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역임했다.
“대법 배상 판결은 부당, 한국이 해결해야”
이에 진행자는 “협정을 맺으면서 일본은 ‘우리가 잘못했으니 배상한다’면서 준 게 아니고 독립 축하금 혹은 경제협력자금으로 준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 개인이 개별기업에 배상을 받을 자유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고 우리 대법원도 그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구로다는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대법원의 판결은 한국 국내 사정에 의한 결과다. 조약은 국제법이다. 국제법이 우선이냐는 건 나라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일본 측에서는 국내적인 사정이 있어도 국제적인 약속은 지켜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日 자금으로 한국 위상 오른 것 모르나? ”
“일본이 36년 우리나라 지배하면서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이라든지 우리가 그것으로 인해서 피해 본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냐”는 비판에 구로다는 “1995년 이후 한일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한일 간에 협력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 한국 발전의 기초가 됐다는 것”이라며 “그 당시 상황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국이 그때 얼마나 가난한 나라였는지, 국제적인 평가도 없고. 한일 국교 정상화에 의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다른 나라도 한국에 투자하고 협력하게 된 것이다. 그런 효과가 있었던 것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본은 3년간 지배한 필리핀에 5억5000만 달러, 인도네시아에 2억2308만 달러를 지불했다. 36년을 지배한 우리나라에는 당시 제대로 된 사과 없이 경제협력자금 명목으로 3억 달러만 지급했다.
그는 또 일본이 36년 일제 강점기 동안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 진정한 사과나 반성 없이 갈등만 생기면 ‘1965년 3억 달러 주지 않았는가’라고 말한다는 지적에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일본 총리의 한일 공동 성명에서 사과, 반성이라는 표현을 썼고 아베도 그런 표현을 썼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맺은 협정에 의해) 위안부 할머니 중 살아계신 분들의 70%가 위로금을 받으셨다”며 “받았다는 건 합의를 긍정 평가했다는 것이다. 한국 측 요구에 대해 일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당시 한국의 상황, 국제 환경을 생각할 때 일본에서 준 그 돈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했는지 그걸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이 과거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한국에 대해 많이 협력해 왔다”라고 덧붙였다.
“한일 국교 정상화는 한국 발전의 기초 ”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