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배지현 던지고, 남편 류현진 받고

중앙일보

입력 2019.07.04 00:05

수정 2019.07.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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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한 자세로 시구를 하는 LA 다저스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씨(아래 사진). 배씨는 ’올 시즌 신랑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영광스러운 시구까지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팬 사이에서 신뢰가 높은 야구 통계·분석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류현진(32·LA 다저스)의 올 시즌 개막 전 분석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야구 통계학자 댄 짐보스키는 3일 팬그래프닷컴 블로그를 통해 그가 고안한 야구 예측 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로 예상했던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이 “오류였다”고 밝혔다. 시즌 전 ZiPS는 류현진의 전반기 성적을 4승 2패, 평균자책점 3.37로 예상했다. 예상 투구 이닝은 54이닝,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1이었다. 류현진의 어깨·팔꿈치 부상 이력 탓에 컴퓨터로 예상한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류현진은 ZiPS가 예상한 성적을 뛰어넘었다. 류현진은 3일까지 9승 2패,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 중이다. 벌써 103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은 5일 오전 10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전반기에 1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다저스타디움 홈경기서 시구
팬그래프닷컴 “류현진 과소평가”

짐보스키는 “류현진의 성적을 보면 그가 올해 얼마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류현진의 부상 이력 탓에 2019년엔 좋은 성적을 예상할 수 없었다. 특히 과거 어느 시즌에도 올해처럼 좋은 투구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날렵한 자세로 시구를 하는 LA 다저스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씨. [AP=연합뉴스]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4년에 가장 높은 WAR(4.1)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류현진은 벌써 WAR 2.9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이 수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32)씨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에서 시구를 맡았다. 류현진의 등 번호 ‘99’와 ‘Ryu(류)’라는 글자가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에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배씨는 긴 머리를 휘날리며 힘차게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포수석에 앉아 아내의 공을 받았다.


이날은 류현진의 ‘버블헤드 날’이었다. 버블헤드는 메이저리그 팀 내 간판스타들을 본떠 만든 인형으로 머리를 끄덕이는 게 특징이다. 다저스는 ‘스타워즈 데이’를 맞아 특별 패키지 티켓을 구매한 팬들에게 류현진 버블헤드 인형(현 솔로)을 증정했다.
 
버블헤드 모델인 선수나 가족이 시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날 류현진은 아내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류현진이 전날 집에서 아내에게 직접 투구 폼과 구종을 알려줬다는 후문이다. 야구 전문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여자 연예인 야구단에서도 뛴 배씨는 안정적인 폼으로 시구를 마쳤다. 류현진은 아내가 던진 공을 받고는 마운드로 다가가 포옹을 하며 격려해줬다. 2018년 1월 류현진과 결혼한 배씨는 일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내조에 전념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