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9시쯤 경기도 A 버스업체 공영 차고지. 운행을 앞둔 시내버스 10여 대가 서 있고 버스 출입문 옆과 뒤쪽 창문에는 ‘버스 기사 모집 [초보자 환영]’ 이라 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버스업체 관계자는 “인력난을 겪다 보니 ‘초보자 환영’이라는 문구까지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숙련도에 따라서 마을버스 기사와 시내버스 기사로 나눈다. 그런데 경력이 짧은 기사가 대부분이라 시내버스 투입 인력이 부족해 계속 모집 중이다. 한 달에 20명 정도를 뽑는데 절반 정도가 처우가 좋은 서울 버스업체 등으로 떠나는 상황이다.
업체 측은 운전기사 부족 등으로 지난 1일부터 2개 버스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다. 버스 정류장에 붙여 놓은 알림판에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운수 종사자 부족, 운송 수지 악화에 따른 적자누적 등으로 인해 더 이상 운행이 불가해 부득이 운행 종료하게 됐다”고 적혀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버스 기사 임금이 38만원씩 올랐기 때문에 오는 9월 버스 요금이 올라도 버스 기사 임금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자체에서 임금인상 부족분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300인 이상 버스사업장의 주 52시간 단축 근로가 시행된 지난 1일 경기 지역에서는 김포, 안양, 여주 등 3개 지역에서 노선 조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김포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나 좌석버스의 배차시간이 20여 분 길어지는 등 불편이 발생했다.
300인 이상 버스업체 21개 경기도에 몰려
경기도 B 버스업체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가 시작되면 하루 8시간 근무 체제로 가면서 기사를 더 뽑아야 하는데 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되면 경기 버스 기사들의 처우도 서울시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기지역 버스업계가 주 52시간 근무 시행을 앞두고 인력충원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 버스업계는 “지난 5월 14일 발표된 경기도 버스 요금 200원 인상이 실행에 옮겨져야 이를 재원으로 임금 인상이 실현되고, 높아진 급여 수준을 제시하며 충분한 규모의 신규 인력을 모집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9월까지 채용박람회 2∼3차례 열기로
앞서 경기 수원시는 시가 주최한 ‘버스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의견을 정리해 지난달 말 국무총리실에 전달하고, 정책 반영을 요청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버스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해 당사자 모두의 목소리를 정책에 골고루 반영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특히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익진·최은경·심석용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