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트럼프 "김 위원장 곧 다시 만나길 고대"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에 단기간 내 핵포기라는 최대치를 요구하는 것은 아무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인정하고, 의미 있지만, 제한적인 첫 단계를 시작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협상가들은 일부 제재 해제 대신 북한 최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하노이 제안을 확대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영변 밖의 강선 등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포함해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는 핵동결을 비핵화 1단계 조치로 추진한다는 뜻이다.
NYT "빅딜 성공 어려워, 영변+강선 등 핵동결 추진"
소식통 "국제 제재 유지, 남북 경협 제재 완화 기대"
수미 테리 "金, 핵미사일 보유 가능해 합의 나설 것"
볼턴 몽골서 "비난받을 시도, 결과 뒤따를 것" 반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김 위원장과 지난 주말 만나 정말 좋았다"며 "그를 곧 다시 만나길 고대한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그 사이 우리 협상팀들이 아주 오랜 기간 지속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만날 것"이라며 "서둘지 않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수미 테리전략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 과정에서 일부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영변+α’의 중간단계 합의도 가능하다고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도 합의를 위해 일부 제재 완화의 대가로 영변 핵시설 외의 다른 핵시설을 추가로 협상 테이블에 충분히 내놓을 수 있다”며 "핵무기와 미사일은 계속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핵 생산 시설을 폐기한 데 대해 역대 대통령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이뤄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빅딜 대신 핵동결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에 강하게 반발했다. 판문점 회동 당일 서울을 떠나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트위터에 “NYT 보도를 호기심에 읽어봤다”며 “나와 국가안보회의(NSC) 직원은 북한의 핵동결을 수용하는 데 대해선 논의한 바도, 들은 바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통령을 꼼짝 못 하게 가두려는 누군가의 비난받을 만한 시도며 응분의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비건 대표특별대표도 뉴욕 타임스에 “순전한 추측”이라며 “협상팀은 현재 어떤 새로운 제안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