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초등생 대면 조사, '내사종결'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7일 오후 6시 50분쯤 부모의스포티지 차량을 몰고 나와 대구 시내 왕복 6차선 도로를 2㎞, 10분 가까이 주행했다. 차선과 차선을 옮겨가고, 수시로 브레이크를 밟아가면서다. 그러다 차선을 옮기던 중 옆 차선에 있던 수입 SUV 차량을 추돌하고 멈춰섰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 조사결과, 키가 120㎝쯤 되는 A군은 이날 오후 아버지와 어머니가 외출하자, 어머니 가방에서 자동차 열쇠를 꺼냈다. 그러곤 집 앞 골목에 세워진 스포티지 차량에 올랐다. 곧장 시동을 걸고, 기어를 'D'에 놓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한다. 사고를 조사한 경찰관은 "평소 부모와 차량에 동승 할 때 문 여는 법, 차량 시동법과 출발하는 법 등을 유심히 봐둔 것 같다"고 했다.
"운전대에 매달리다시피 해서 '까치발'"
몸집이 작은 A군은 이른바 '까치발'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바꿔가며 조작했다. 운전대에 거의 매달리다시피 한 상태로다. 한 경찰관은 "아이가 다치지 않는 등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17일 퇴근길 대구 초등생 SUV차량 운전
차선 변경 중 옆 차선 수입 SUV 추돌해
29일 대면조사, "목적지 없이 호기심에"
경찰 내사종결, "피해차량 측과는 합의"
잇따르는 초등생의 도심 질주
지난해 7월엔 대전시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3학년 C군이 어머니의 차량을 운전하다 차량 10대를 들이받았다. 같은 달 제주도 제주시에서도 11살 초등학생이 운전을 하다가 차량 5대를 추돌했다. 이들은 "인터넷과 게임을 통해 운전을 배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등으로 운전을 접한 아이들이 호기심에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자동차 열쇠를 따로 잘 보관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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