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ㆍ일 정상의 만남은 개막 전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회의장 입구에서 악수하는 기념사진을 찍은 게 전부였다. 문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아베 총리에게 걸어가 인사말을 먼저 건넸다. 양국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이뤄진 두 정상의 만남에 다른 정상 기념촬영 때보다 카메라 셔터가 더 분주하게 터졌다. 촬영을 마친 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손짓으로 퇴장 방향을 안내했다.
문 대통령이 등장해 8초간 악수를 하고 헤어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총 20초였다. 두 사람은 미소를 보였지만 표정은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아베 총리는 다른 정상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포옹을 나누며 치아가 보일 정도로 웃기도 했다.
청와대는 G20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전 대기실의 일부 사진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을 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고, 방일 전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대화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함께 찍힌 사진은 없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아베 총리와 지금까지 5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마지막 회담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렸던 유엔 총회였다.
입장을 마친 뒤 각국 정상들은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아베 총리의 양옆에는 지난해와 내년 G20 의장국인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정상이 위치했다. 의장국 정상을 제외하면 아베 총리의 오른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치했고,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아베 총리의 왼편 그룹에 섰다.
한ㆍ인도 정상회담 때문에 문 대통령은 공식 제1 세션에도 늦게 참석했다. 아베 총리가 12시 20분쯤 G20 회의의 개회를 선언할 때 문 대통령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문 대통령은 12시 36분쯤 자리에 앉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이 추가돼 G20 기간 중 약식 회담을 포함해 총 8개국 정상과 회담을 하게 됐다”면서도 “아베 총리와의 대화나 회담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사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