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은 27일 오후 3시 브리핑을 열고 “해운대고는 6개 평가영역 가운데 학교만족도를 제외한 전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재지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해운대고 54.5점으로 기준 점수 70점 미달
교육청 재량평가·재정 및 시설여건 점수 낮아
학부모 ”교육청 결정 유감…재단에 책임묻겠다”
해운대고는 교육청 재량평가에서 감점 5.3점을 받았다. 교육청 재량평가는 기간제 교원 비율 적정성, 감사 지적사례, 사교육 경감 노력, 독서 토론 역량 강화를 평가한다. 부산시교육청 천정숙 교육지원과장은 “해운대고는 기간제 교원 비율이 53%로 평균 15%와 비교해 3배 많다”며 “2016년 종합감사에서 여러 건의 지적사항이 있어 감점 5.3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해운대고가 법인전입금을 제때 내지 않은 점도 자사고 재지정 취소된 요인으로 꼽혔다. 자사고는 매년 학생 수업료와 입학금 총액의 5%를 법인전입금으로 내야 한다. 해운대고는 2015년, 2016년 법인전입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천 과장은 “해운대고는 2017년에 2년 치 법인전입금을 한꺼번에 내는 바람에 학교 재정운영의 적정성(5점) 점수가 0점 처리됐다”고 말했다.
해운대고는 5년 전인 2014년 자사고로 재지정 될 때 지적받은 사항을 전혀 보완하지 못했다고 부산교육청은 밝혔다. 천 과장은 “당시 법인전입금을 제때 내고, 정규 교원을 확충하고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라고 지시했지만, 어느 것 하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교육청은 7월 중 해운대고를 상대로 청문한 뒤 교육부 동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교육부가 재지정 취소에 동의하면 해운대고는 2020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512명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소속이다. 해운대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부산교육청은 교원 인건비, 교육환경 개선비 등 재정 지원을 할 방침이다.
1980년 설립된 해운대고는 2001년 10월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됐다. 해운대고는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을 합쳐 지난해 47명 미달, 올해 75명 미달 등 4년째 학생 모집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충남 천안북일고와 대구 계성고는 자사고로 재지정됐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