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2009년 3억원을 들여 만든 ‘은빛 풍어(사진)’란 제목의 조형물이다. 가로 11m, 높이 10m다. 전국 공모를 거쳐 선정된 이 조형물은 포항이 과메기 특구이자 경북 최대 수산물 산지임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공항 앞 과메기 형상화 한 조형물
“안 어울린다” 민원 10년 만에 수용
조형물에 쏟아진 비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과메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꽁치 꼬리를 형상화했지만, 많은 사람이 고래 꼬리로 오인한다는 이유다. 과메기 특구를 홍보하기 위해 설치한 조형물을 정작 지역 방문객은 고래 꼬리로 이해해 홍보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다.
두 번째는 조형물 위치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조형물 설치 전부터 동해면 주민들은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깃든 동해면에 과메기 조형물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과메기를 형상화했다면 구룡포로 조형물을 옮기라”고 항의했다. 삼국유사에는 신라사람인 연오랑·세오녀가 일본으로 건너가니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어 세오가 보낸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 해와 달이 빛을 되찾았다는 설화가 있다.
조형물이 마치 비행기 추락을 연상시킨다는 점도 지목됐다. 꽁치 꼬리가 마치 비행기 꼬리처럼 보여서다.
비판이 잇따르자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21일 공청회를 여는 등 주민 의견을 들었다. 역시 철거 여론이 많았다. 또 조형물을 구룡포로 옮기려면 훼손 우려가 있어 철거로 가닥을 잡았다.
정종영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주민화합 행사 등을 할 때 공청회를 열거나 사전에 충분히 주민 의견을 듣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