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24일 '나무인간'으로 알려진 방글라데시 아불 바잔다르(28)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사마귀표피형성이상증'(EpidermodysplasiaVerruciformis)을 앓는 바잔다르는 2016년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며 '나무인간'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10대 때부터 이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바잔다르는 AFP통신에 "더는 고통을 참을 수 없고 밤에도 잘 수가 없다"며 "다소나마 고통을 덜기위해 의사에게 양손을 잘라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바잔다르가 앓고 있는 사마귀표피형성이상증은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껍질 같은 사마귀가 자라 손발을 뒤덮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환자 수가 몇 명 안 될 정도로 희소질환이다.
바잔다르는 10대 초부터 손에 사마귀가 나기 시작했다. 인력거꾼으로 일했지만, 양손 전부와 양발 상당 부분이 나무껍질처럼 변하면서 일은 물론이고 혼자 식사와 양치도 할 수 없게됐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방글라데시 정부가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덕분에 바잔다르는 2016년 이후 26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그의 손은 거의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돼 일상 활동까지 가능해졌다. 하지만 병은 곧바로 다시 재발했고, 과거와 같은 상황으로 돌아왔다.
바잔다르는 외국에 가서 더 나은 치료를 받고 싶지만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증상이 더 나빠지고, 통증까지 심해져 밤에 잠을 잘 수 없다며 차라리 손을 절단하고 싶다는 의사를 의료진에 전했다.
이에 다카대학병원 성형외과 수석의사인 사만타 랄센은 "바잔다르는 개인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는 그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질병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인도네시아에서는 환자의 사마귀를 외과적으로 제거했지만 빠른 속도로 재발했고, 네덜란드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했지만 부작용으로 암이 발생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